391화 /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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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식사 매너는 더없이 훌륭하며 우아하시구요. 구사하시는 어투가 조금 위압적이긴 한 편인데 그것마저 지배자의 권위에 잘 어울리는 정도이시구요. 신하들의 속사정이나 마음도 비교적 잘 헤아려주는 편이십니다."
"그렇구나. 전하께선 우리가 부담을 느낄까 배려를 해주신 게로구나."
"아마도 그렇겠지요. 원래 전하가 좀 그런 편이십니다."
"그런 편이라니?"
"까칠한 척하면서 잘 챙겨주시거든요."
"흐음, 그렇구나. 한데 그래서 조금 이상하구나."
"네?"
이상하다니. 무의식중에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백작의 말이 이어졌다.
"보통 전하를 알현하거나 전하의 곁을 지킨 적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따르자면 전하께서는 공정하고 엄정하지만, 반면에 매우 냉정하며 차가운 성정을 지니셨다고 하더구나. 수많은 이들의 공통된 말을 듣자면 말이다."
"어, 음, 그건……."
"아마도 넌 남들이 보지 못하는 전하의 다른 면을 본 것이겠지?"
"그런 거…… 같습니다?"